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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당탕탕_리뷰생활

12번) [카타르 월드컵 리뷰] 잉글랜드 vs 이란, 창과 방패의 대결을 기대했지만 너무 쉽게 뚫리는 방패였다.

by 고루니 2022. 11. 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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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막전 카타르 2-0 에콰도르에 완패… 개최국 무패 전통 와장창 무너지다.

개막전에서 카타르가 에콰도르에게 2-0 완패를 당하면서 월드컵에서 개최국 무패 징크스가 와장창 깨졌다. 처음으로 중동에서 열리는 월드컵인 만큼 중동 팬들은 중동 국가들이 좋은 성적을 내기를 원했을 건데 일단 카타르가 좋지 않은 스타트를 끊었다.

당연히 기대는 다음날 경기인 이란에게 향했다. 다만 상대는 너무나도 강한 잉글랜드! 과연 이란은 중동팬들의 기대를 넘어서서 좋은 모습을 보여줄 수 있었을까?

 두둥! 결과는 바로 6대2, 잉글랜드의 완승이었다.

결과 뿐만아니라 경기 내용 자체도 잉글랜드의 완승 그 자체였다.

잉글랜드가 화력이 무엇인지 제대로 보여줬다. 뚫리지 않는 방패라는 이란의 자존심을 철저하게 무너뜨렸다.

21일 카타르 도하에 위치한 칼리파 인터내셔널 스타디움에서 2022 FIFA(국제 축구연맹) 카타르 월드컵 B조 1라운드 잉글랜드-이란전이 킥오프 했다. 잉글랜드는 전반전부터 세 골을 터뜨리며 3-0 리드를 잡았고, 이후에도 골을 넣으며 최종 스코어 6-2로 승점 3점을 얻었다. 잉글랜드는 전반 35분 주드 벨링엄, 전반 43분·후반 17분 부카요 사카, 전반 45+1분 라힘 스털링, 후반 27분 마커스 래쉬포드, 후반 45분 잭 그릴리시가 연거푸 골을 터뜨렸다. 이란은 후반 20·45+12분 메흐디 타레미가 만회골을 터뜨렸다.

잉글랜드는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에서 활약하는 스타플레이어들을 선발에 총출동시켰다. 전방엔 손흥민의 동료 해리 케인이 서고, 2선엔 라힘 스털링-메이슨 마운트-부카요 사카가 위치했다. 3선에는 데클란 라이스와 주드 벨링엄이, 수비 라인엔 루크 쇼-해리 맥과이어-존 스톤스-키어런 트리피어가 발을 맞췄다. 골키퍼는 조던 픽포드였다.

이에 맞서는 이란은 포르투에서 뛰는 메흐디 타레미를 원 톱에 두고 백 파이브 포메이션을 구축했다. 알리레자 자한바크슈·알리 카리미 등 유럽파가 출격했고, 골키퍼 장갑은 알리레자 베이란반드가 꼈다.

전반 초반엔 이란의 센터백 마지드 호세이니와 골키퍼 알리레자 베이란반드가 경기 중 충돌하는 바람에 잠시 지연이 됐다. 알리레자 베이란반드의 경우 동료들이 걱정을 하고 교체 골키퍼가 테크니컬 에어리어에 등장했을 만큼 고통을 겪었다. 그래도 현장 관중들의 박수가 알리레자 베이란반드를 일깨웠고, 몇 분이 지나 경기는 속개됐다.

그러나 알리레자 베이란반드는 결국 부상으로 빠졌다. 스스로 교체 사인을 보냈다. 대신해 들어온 골키퍼는 호세인 호세이니였다. A매치 경력이 일천한 편에 속했다. 여기서부터가 이란의 잘못된 시작이 아니었을까? 축구에 만약은 없다지만, 주전 골키퍼가 부상당하지 않았더라면 과연 이란은 좀 더 좋은 경기를 보여줬을까?

 

전반 31분, 잉글랜드는 코너킥에서 기막힌 찬스를 잡았다. 해리 매과이어가 이란 수비진을 헤집고 잠입해 볼을 머리에 댔다. 해리 매과이어로부터 방출된 볼은 골대를 맞고 튀어나왔다. 이란으로서는 운이 따른 순간이었다.

몇 분 뒤 선제골이 터졌다. 2003년생이자 몸값 1억 유로(약 1,396억 원)의 초신성 주드 벨링엄이 측면에서 넘어온 볼을 헤더로 마무리했다. 주드 벨링엄의 헤더는 이란 골키퍼가 반응조차하기 어려울 만큼 완전히 골문 구석을 향했다. 이후 주드 벨링엄은 어퍼컷 셀레브레이션으로 순간을 만끽했다. 이 골은 주드 벨링엄의 잉글랜드 데뷔골이기도 했다.

한 번 문이 열리자 두 번째는 쉬웠다. 부카요 사카가 발리슛으로 추가골을 성공시켰다. 또 코너킥이었다. 해리 매과이어가 머리로 떨어뜨린 볼을 부카요 사카가 완벽한 하프발리슛으로 처리했다. 잉글랜드의 경기가 더욱 쉽게 풀리는 순간이었다.

심지어 세 번째 골까지 터졌다. 이번엔 라힘 스털링이었다. 이란의 수비진은 한 번 더 붕괴했고, 해리 케인이 측면에서 중앙으로 내준 볼을 라힘 스털링이 밀어 넣었다. 깔끔한 작업이었고, 중간에 관여한 주드 벨링엄의 센스도 빛났다.

전반전은 이렇게 마무리됐다. 잉글랜드는 수비에 자신감이 있는 이란을 철저하게 무너뜨리며 승점 3점 획득을 위한 준비를 마쳤다.

 

후반전도 잉글랜드의 페이스였다. 부카요 사카가 또 득점에 성공했다. 부카요 사카는 페널티 박스 외곽에서 볼을 잡은 뒤 직접 중앙으로 몰고 들어가 마무리했다. 수비에 강점이 있던 이란은 그 강점을 완전히 잃어버린 모습이었다.

이란은 오히려 공격에서 답을 찾았다. 잉글랜드에 골을 내주자마자 반격에 성공했다. 주인공은 메흐디 타레미였다. 메흐디 타레미는 페널티 박스 바깥에서 동료가 찔러준 볼을 논스톱으로 처리했다. 조던 픽포드가 지키는 잉글랜드의 골문은 그렇게 열려버렸다. 이후 잉글랜드의 핵심 센터백 해리 매과이어가 통증을 호소하며 그라운드를 빠져나갔고, 흐름이 이란에 넘어가는 듯했다.

그 흐름을 마커스 래쉬포드가 끊어냈다. 교체로 피치를 밟은 마커스 래쉬포드는 측면을 돌파한 뒤 안쪽으로 꺾어져 내려오며 왼발로 상황을 마무리했다. 부카요 사카와 비슷한 패턴으로 골을 성공시킨 장면이었는데, 속도감은 한 수 위였다. 이란은 잡을 수 있던 흐름을 순간의 집중력 저하로 놓치고 말았다.

결국 게임은 잉글랜드의 압승으로 끝났다. 잉글랜드는 남은 시간 여유롭게 교체 카드를 활용하고 볼을 순환시키며 이란에 대패를 안겼다. 무자비하게 골도 더 넣었다. 아시아의 강호 이란의 자존심이 구겨지는 순간이었다.

한편 개막전에서 에콰도르에 경기력·스코어에서 완패를 당한 카타르에 이어 '중동 자존심' 이란마저 잉글랜드에 무너지고 말았다. 중동에서 열리는 월드컵임에도 불구하고, 중동 국가대표팀들의 부진이 이어지는 상황이다.

오늘 경기력을 보면 잉글랜드의 축구는 완성형 축구를 보는 듯했다. 짧은 패스에서부터 공격을 전환시키는 롱패스까지 완벽하게 공격을 만들어가는 모습이 EPL의 팀을 보는 모습이었다.

이런 경기력이라면 충분히 2022 월드컵 우승을 차지할 수 있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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