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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당탕탕_리뷰생활

2번) 아프니깐 청춘이다? 아니 드릅게 아파서 청춘인지 뭔지도 모르겠다. 대학생 코인 노래방 창업 후기

by 고루니 2022. 8. 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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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번... 해볼래? 그래 뭐 한번 해보지 뭐

대학교 4학년 시절 잘 다니던 대학 시절에 자그마한 돌멩이가 던져졌다. 대학교 동기의 아주 작지만 강력한 돌맹이었다. 내가 다니던 대학교는 부산에서도 시골, 아주 구석에 위치한 영도 그리고 그 영도에서도 가장 안쪽에 있다.(물론 지금의 영도는 굉장한 발전 및 관광지로 사랑받고 있다.) 학교가 워낙 구석에 위치하다 보니 대학교 앞 상권 자체가 발전하지 못했고 낙후되었다. 대학 시절 술을 마시기 위해 자주 갔던 술집이 투다리였고 분식집(지금은 역사 속으로 살아진 이모집, 할머니 집)에서 소주를 마셨다. 대학교 개강총회를 할 때면 전주 기사 식당이라는 기사 식당에서 개강총회 뒤풀이를 했다.(이 식당을 잡기 위해 전체 학과장들이 스케줄을 공유하기도 했다는 웃픈 사실...) 이런 상권이다 보니 코인 노래방은 당연히 없었다. 물론 노래방은 있었다. 90년대 드라마에나 나올법한 DDR 나오는 노래방 느낌의 노래방이 2개 정도 있었다. 그러다 보니 항상 학생들이 하는 말 "여기 코인 노래방 하나만 있으면 대박 날건대"였다.

졸업까지 8개월 남은 시점, 창업을 준비하다.

졸업까지 8개월 남은 시점, 대학교 4학년 어찌 보면 사회로 나가기 전 가장 중요한 준비단계이다. 누구는 미래를 위해 인턴을 한다거나, 혹은 마지막 학점을 맞춘다거나, 아니면 어학연수를 다녀오는 등 다양한 활동을 하는 시기다. 하지만 그 당시 나는 창업을 준비했다. 시작은 대학교 동기의 말에서 시작했다. "형 같이 해보자. 꼭 하고 싶어. 하면 대박 날 거야" 사실 두려웠다. 모아놓은 돈? 당연히 없었다. 창업, 사업에 대해서 잘았는가? 아니 전혀 몰랐다. 그전까지 내가 해봤던 거라고는 학원 선생님 알바, pc방 야간 알바, 축제 때 김치전 팔아본 경험 정도였다.(물론 김치전은 잘 팔아서 대박 나고 멤버들끼리 해외여행도 다녀오고 했다는 후문...) 하지만 꼭 도전해보고 싶었다. 눈에 보였다. 이거 잘하면 아니 무조건 대박이다.

그렇게 시작한 준비, 되는 게 없었다.

앞에서도 말했지만 모아놓은 돈이 없었고 인테리어 정보는 하나도 몰랐다. 그리고 코인 노래방을 창업하기 위한 법적 정보도 전혀 몰랐다. 정말 하나하나 다 따져보기 시작했다. 첫 번째는 위치를 물색했다. 처음에는 작게 시작해보자는 마인드로 학교 앞 비어있는 작은 매장 후보들을 찾았다. 그중 마음에 든 매장이 있었는데, 하필 거기가 아주 조금, 진짜 겨우 3평 정도 근처 고등학교의 학교환경 위생 정화구역에 걸쳐있어서 동전 노래방 창업이 불가했다. 다만 구청에서 심사가 나와서 통과가 될 수도 있다고 해서 발표도 준비하고 했지만... 아쉽게 불발되었다.(사실 아직까지도 코인 노래방이 왜 유해시설인지...🤔) 그래서 다시 좀 더 찾아보자 해서 또 좋은 후보를 발견하였으나... 이제는 두 번째로 보증금+월세+권리금이 문제였다. 초기 창업 비용이 없다 보니 최대한 초기 창업 비용을 낮게 생각하고 있었는데 우리 예산에서 너무 벗어났다. 그러다 보니 이제는 포기하자 라는 마음을 가졌으나 아주 운 좋게 상권에서 조금 벗어났지만 주택가에 있는 지하의 빈 공간을 발견했다.

프랜차이즈 업체 선정 그리고 공사 그리고 답답한 구청

장소는 마련했고 이제는 정말 발로 뛰어야 했다. 우선은 초기 창업 비용이 없다 보니 대출을 알아보면서 코인 노래방 창업 프랜차이즈 업체를 알아보았다. 대출은 신용보증재단을 이용했다. 그리고 지인들에게 부탁했다. 다행히 실사를 나와서 큰 금액은 아니지만 대출이 나왔고 선배들에게 정말 큰 도움을 받아서 어떻게 비용을 마련했다. (이 자리를 빌려 아무것도 없던 대학생에게 돈을 빌려주신 모든 지인들에게 감사드립니다.) 물론 부모님에게 말할 수 있었으나 말하지 않았다. 혼자 힘으로 해결해보고 싶었다. 금전적인 부분이 해결되었으니 노래방 기계와 관련된 프랜차이즈 업체 선정이 문제였다. 워낙 많은 업체들이 있었고 하나하나 따져보았으나... 사실 지식이 너무 부족했다. 이 당시가 2016년이었는데 좀 더 똑똑했더라면 유튜브라던지 더 발품을 팔았을 건데 사실 준비하느라 많이 지쳐있었다. 그래도 한 업체를 선정해 견적을 받았고 지하 40평짜리의 매장에 코인 노래방 부스 13개가 가능하다는 견적을 받았다.
이제 문제는 인테리어 업체 선정이었다. 사실 그 당시에는 굉장히 합리적인 선택이었다고 생각하였으나, 지나서 생각해보니 정말 크게 눈퉁이를 맞았다는 생각이 든다. 우선 퀄리티 자체가 너무 좋지 않았다. 공사 후 마감도 잘 되어있지 않았고 기간도 예상 기간보다 늦어져서 오픈을 대학생 방학기간에 했다. 또한 A/S도 만족스럽지 않았다. 하지만 그 분야에 지식이 정말 1도 없었으니... 지금 한다면 좀 더 잘할 것 같지만 그때는 몰라도 너무 몰랐다.
그런데 우리를 더 화나게 한건 인테리어 업체도 대출도 아니었다. 정말 답답한 건 구청과 소방서였다. 코인 노래방 창업을 위해서는 인증서류 여러 개가 필요한데, 이를 구청에서 너무 늦게 처리해줬다. 분명 A부서 담당인데 아니라고 하고 담당자가 휴가를 가서 처리가 안되니 다음 주에 오라고 하고 하마터면 서류 구비가 늦어져 대출도 취소될 뻔했다. 거기다 소방서에 가서 안전과 관련된 서류를 받아야 하는데 소방서에서도 처리가 너무 늦어졌었다. (이 이야기를 하려면 2박 3일을 새워도 모자라니 여기서 그만...😒)
그래도 어찌 저지 잘 해결하였고 드디어 오픈이었다.

자, 이제 실전이야. 내 꿈을 위한 여행!

지금까지 준비단계였다면 이제 운영 실전이었다. 사실 걱정이 많았다. 공사가 예정보다 너무 늦어져서 오픈일이 정말 미뤄졌고 오픈을 방학에 해야 하는 상황이었다. 거기다가 비용을 빌려줬던 지인에게 빠르게 상환해야 하는 상황이었다. 그래서 같이 창업한 친구와 함께 '아 모르겠다. 준비 덜된 것 같은데 그냥 해보자 뭐 어때'라고 말하면서 오픈했다. 사실 오픈 전 공사기간에도 어디서 소문을 들었는지 학생들이 찾아왔었고 이를 토대로 아 정식 오픈하면 밀려오겠구나 생각했다. 아니나 다를까 오픈 첫날 낮부터 마감 새벽 2시까지 쉴 새 없이 부스가 돌았다. 계속해서 대기가 있었던 건 물론이고 쉴 틈이 없었다. 정말 대박이었다. 방학이라서 정말 두려웠지만 오픈이 답이었던 것이다. 초반에 너무 잘되어서 다행리 급하게 상환해야 했던 1,000만 원가량을 5일 만에 모을 수 있었다.

힘들었고 너무 아팠다. 하지만 돌아가면 또 할 것 같아.

지금은 해당 가게를 팔고 같이 공동 창업한 친구와는 각자의 길을 걷고 있다. 가끔 만나서 그때의 이야기를 하면은 정말 힘들었다고 서로 이야기한다. 하지만 돌아가면 또 할 거야?라고 물으면 둘 다 말없이 끄덕끄덕 한다. 그만큼 우리의 청춘을 보냈던 정말 열정을 쏟았던 곳이었다.
이곳과 함께한 추억, 사건, 이슈, 즐거웠던 일, 슬펐던 일 정말 많은 일이 있었다. 이걸 이야기하려면 일주일은 이야기해야 하므로 혹시 궁금하다면 댓글에 궁금한 것 남겨주신다면 열심히 썰을 풀어 드리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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